작전명 서치라이트, 비랑가나를 찾아서 도서
작전명 서치라이트, 비랑가나를 찾아서 도서
  • 이미현
  • 승인 2019.01.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랑가나의 본래 뜻은 용감한 전사라는 의미. 독립전쟁을 승리로 이끈 방글라데시 정치 지도자, 세이크 무집이 독립 후 연설에서 당신들은 우리들의 어머니, 용감한 비랑가나입니다라고 칭송의 의미로 이야기했으나 대중들에게는 창녀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우리나라에서 환향녀가 고향으로 돌아온 여자라는 원래 뜻과는 다르게 화냥년=창녀라는 의미로 사용된 것과 같은 맥락. 독립전쟁이 끝난 후 국가적 차원에서 이 비랑가나들의 결혼과 재활을 위한 사업을 실시했으나 그 어느 것도 비랑가나 개개인들에게는 성공적인 결과를 안겨주지 않았다.

결국 비랑가나 개개인들은 자신들이 비랑가나였다는 사실을 철저히 숨기거나 혹은 비랑가나로 창녀가 되거나, 국가가 주도하는 재활사업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버티며 개인적으로 살아남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전범들에게 사죄와 위자료를 받는다는 것은 기대조차 할 수 없었다.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비랑가나들은 그들이 그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쏟아낼 수 있는 회담, 같은 고통을 가진 사람들끼리 살아낼 수 있는 연대와 전범재판을 원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흥미에 맞게 부각되고 잊혀지는 일이 반복되며 결국은 잊혀지는 슬픈 운명을 보여준다.

이 다큐소설의 주인공은 매리엄이다. 매리엄은 1971년 방글라데시 독립전쟁 당시 대학생으로 지식인 여성이었다. 그녀는 남동생을 고향에 보내고 혼자 다카에 남아 있다 적군인 파키스탄 군인에 붙잡혀 비랑가나가 된다.

이 소설은 철저하게 매리엄의 시각과 목소리로 방글라데시의 독립전쟁, 공산주의, 민주화 운동 그리고 산업화에 대해 이야기 한다. 전쟁의 시기에 남성들은 영웅이 되거나 전범이 되거나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반면 굶어 죽을 걱정 없고 배운 만큼 배운 지식인을 포함한 얼마나 많은 다양한 여성들이 어떻게 비랑가나에서 창녀로 전락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